앞으로 실현해야 할 원가절감의 목표를 부과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부품업체의 기술능력이 문제가 된다. 기술능력 부족으로 이를 달성할 수 없는 부품업체들은 이윤감소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가격인하분중 1차 부품업체가 흡수할 수 없는 부분이 다시 2차 부품업체로 전가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큰 문제점은 거래쌍방간 기술협력을 유도하는 인센티브제도로서의 본래의 의미가 반감됨으로써 신뢰형성이 저해된다는 데 있을 것이다.
Ⅸ. 결론
IMF관리체제를 몰고 온 경제위기는 외부환경의 일과성 충격에서 기인된 것이 아니라 국제경제질서의 근본이 바뀌는 환경의 구조적 변화에서 발생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동안 한국경제가 ‘고비용-저효율’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으로 유발된 총체적 실패-시장실패, 정부실패, 시스템실패, 기업실패-가 원인이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에서의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이 있어야 할 것이다. 즉, 정부의 개혁,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골탈태적 혁신, 사회개혁을 통한 투명한 시스템 구축, 국민들의 각성 등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그 동안 강점으로 생각했던 부분들과 규범으로 받아들여 추진되어온 부분들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와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지금 겪고 있는 경제위기는 물론이고, 한국 대기업이 과거 어느 때에도 경험하지 못한 대단히 어려운 경쟁적 경제환경에서 기업경영을 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경영환경은 오직 경쟁에서 이기는 기업만이 살아남고 그 기업에 속한 사람만이 고용이 보장되는 무한경쟁의 소용돌이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던 대기업은 지난 경영여건의 틀 속에 안주하여 위기를 자초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세계 경제 및 경영환경의 급변에 따라 과거와 같은 대기업체제로는 향후 생존이 불가능할 지도 모르는 위기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나아가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경영전략이 요구된다.
첫째, 기업지배구조에 있어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여 전문경영체제로의 전환이 하루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처럼 산업성장 초기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못해 대형화, 다각화 과정에서 소유권 분산이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한국의 대기업들은 전문경영자를 조속히 양성시켜, 경영권을 대폭 위임하는 분권적 경영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둘째, 핵심 사업선정을 통한 업종 전문화를 이루어야 한다. 한국 대기업들의 기존 선단식 구조에서 핵심 사업단위들의 글로벌네트워크형으로 변신해야만 한다. 즉, 핵심력량에 기반을 둔 전략적 네트워크를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내부경쟁체제 도입, 기업내 기업, 벤처 기업화, 분사화 등으로 분권화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가능성이 없으면 과감히 도태시키는 시장경쟁논리를 도입해야 한다.
셋째, 이제는 장기경영전략 수립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산업발전의 주체는 궁극적으로는 민간업계라는 점에서 첨단기술산업의 발전에 있어서도 역시 개별 기업이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민간의 역할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술개발, 인력양성, 국내 및 외국기업과의 공동연구와 전략적 제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 및 국제화 등이 그것이다.
넷째, 글로컬리제이션시대에 맞는 기업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과거의 국제화가 단순히 시장확대와 외국진출을 위해서 이루어졌다면, 앞으로의 국제화는 세계시민으로서 해당 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생의 이념 아래 외국기업과의 M&A, 전략적 제휴, 해외 공동진출 등을 추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지 지역민에 동화되고 지역발전에 이바지하는 현지진출기업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효과적인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역량 수준과 향후 확보해야 할 역량 및 시장의 성장성을 검토하여 자사에 가장 적합한 글로컬리제이션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정보화시대에는 ‘지식’이 경제활동의 핵심이다. 노동자본토지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던 산업사회의 모델은 쓸모가 없어지고 있다. 제3의 물결로 대표되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더 이상 노동 과 자본의 투입만으로는 성장을 보장할 수 없게 되었다.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 자원배분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찾는 것은 물론,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능력인 ‘지식’을 보유하는 것이 필수적 요소로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식을 기업경영에 활용하기 위해 지식을 찾아내고, 발굴해내고, 지속적으로 개발연구하고, 모든 조직원이 공유하여 비즈니스에 연결시킴으로써 고객의 가치, 주주의 가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일련의 과정이 기업경쟁력을 강화시켜 줄 것이다.
여섯째,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 활성화 전략은 필연적 추세이다. 상업적 활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인터넷은 기업활동의 새로운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는 기업으로 하여금 아웃소싱이 용이해지게 하여 최소한의 자원투입으로도 전세계 시장진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물리적인 시설없이도 기업과 고객이 가상공간에서 접촉할 수 있는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반드시 도태될 것이다.
이제 초기 단계의 기업구조조정을 마친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글로벌기업으로서 요구되는 핵심역량이 있는 주력업종의 집중적 육성, 계열사내 상호진출상호지급보증과 같은 내부거래 지장, 1인 대주주중심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여 명실 공히 세계적인 초우량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체질을 갖도록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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