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였다. 곤은 사장 취임 후 “1년내 흑자로 못 만들면 사표낸다.”고 배수진부터 쳤다. 그리고는 인정사정없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사내에 긴장감이 고조되었고 그리하여 기적과 같이 그 약속을 지켜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타이어 메이커인 미쉐린에 입사, 30대 나이로 브라질과 미국의 현지법인 사장을 지내는 등 빠른 출세를 거듭했다. 42세 때 프랑스 국영회사인 르노에 서열 3위의 직책으로 스카우트돼 벨기에 공장폐쇄 등의 구조조정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덕분에 적자에 시달리던 르노는 2년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그는 ‘재건 전문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곤 사장의 리더십 하에 닛산에서 강조되는 용어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한다. 스피드와 헌신(Commitment)이 그것이다. 어려움에서 단기간 내에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사 결정을 머뭇거리고 있을 여유가 없다. 예로서 닛산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일본 내 몇 개 공장의 과감한 폐쇄와 동시에 미국 미시시피주 현지 공장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공장 설립 검토와 관련된 의사 결정이 기존 닛산에서는 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무엇보다 경영진이 책임진다는 자세로 나서기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도 쇄신되고 있다. 헌신은 스스로의 구속을 수반하는 것이고 책임을 진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도덕적 해이와는 좋은 대비가 된다.
또한 종업원을 진심으로 위하는 자세에서 그 성공 요인을 들 수 있겠다.
닛산(日産)자동차가 상여금 교섭에서 노조의 요구를 100% 수용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닛산자동차가 상여금 교섭에서 노조의 요구를 전면 수용한 것은 1997년이래 4년만의 일이다. 더욱이 자동차노련이 전면 수용 회답의 1차 기한으로 설정한 14일에서 1주일이나 앞서 발표, 노조측이 오히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월말 결산에서 6,843억엔의 세후 적자를 기록했던 닛산자동차가 이달 말 결산에서는 2,500억엔의 세 후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급속한 경영회복이 배경이다. 또 사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OO)인 카를로스 공의 \'스피드 경영\'이 임금교섭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인원정리와 경영합리화 정책으로 \'미스터 커터(Mr. Cutter)\'라는 악명을 얻었던 공 사장은 6일 3차 교섭에서 \"조합원들의 노력과 재건계획 협력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보이겠다\"고 전면 수용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이사회에서 \"회사의 결정은 관례에 얽매이지 말고 되도록 빨리 조합측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 회답 기한에 앞서 노조측에 이를 알리도록 했다. 일본 재계는 닛산자동차가 모처럼 제대로 상여금을 받게 된 사실보다도 관행을 깨뜨린 사전 발표에 더욱 놀라고 있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기업에게는 비상한 노력이 요구된다.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조타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회생 전문가의 역량이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의 방만한 관행 자체를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수익성 확보라는 경영의 근본에 입각, 헌신해 가는 노력만 있다면 우리 기업의 회생 작업도 문제없을 것이라는 점이 닛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될 것이다.
2. 부정적 측면
1) cost 삭감에만 주력
자동차 업계에서는 닛산이 오로지 코스트 삭감에 초점을 맞춘 집중호우식 구조조정이 닛산의 종합적 기술 개발력을 훼손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곤 사장의 개혁이 단기 실적에 치중하는 반면 장기적 관점이 결여돼 신 차종 개발이나 연구투자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닛산의 흑자 전환은 영업이 호전되어 생긴 것이 아니라 코스트 삭감의 결과였다. 소비자의 신뢰의 저하에서 벗어나지 못한 닛산의 자동차 판매량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그래서 일부 비판자들은 “돈이 부품업체와 임직원의 월급봉투에서 닛산의 흑자로 단순 이전되었을 뿐”이라고 빈정거리기도 한다.
닛산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뛰어난 기술력을 기업의 특징적인 이미지로 갖는 기업인데, 연구개발, 기술개발에 투자가 잘 되지 않는다면 기업의 앞날에 계속해서 밝은 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곤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o NRP는 단순히 비용절감 만을 겨냥한 다운사이징 시책이 아니다. 회사의 수익력을 보다 향상시키자는 것이 NRP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우선 낭비 요인을 최대한 제거하고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되, 그로부터 얻어지는 자원을 회사의 장기 발전을 위한 신제품 및 기술 개발에 투입하자는 것이 NRP의 요체다. 개혁의 초기에는 과감한 비용절감 조치가 불가피합니다만, 여기서 얻어지는 에너지를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는데 집중 투입할 것이다.
한 가지 좋은 예가 현재 개발중인 연료전지 기술이다. 닛산은 향후 5년동안 8백50억엔을 투입해 프랑스 르노사와 공동으로 이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닛산은 9억3천만달러를 들여 미국 미시시피주의 캔턴시에 대형 픽업트럭 및 스포츠형 레저차(SUV),신세대 미니밴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들 일련의 프로젝트는 닛산의 도약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들이지만 ,과감한 비용 절감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지 않고는 투자 자금을 조달할 길이 없다.
2) 공장이 폐쇄된 지역의 주민과 종업원의 반발
단호한 구조조정으로 인해 공장이 폐쇄된 지역에선 주민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고 주주총회 때는 일부 주주가 곤 사장을 ‘파괴자’니 ‘진주군’이라고 부르며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닛산 사원들 사이엔 “경영재건만 된다면 감수할 수밖에 없다”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참고문헌
◇ 김신(2007), 글로벌자동차기업의 경영전략에 관한 연구, 한국기업경영학회
◇ 김어진(2009), 쌍용자동차 투쟁, 평가와 교훈, 경상대학교
◇ 신치영(2009), 생사의 기로에 선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운명, 전국경제인연합회
◇ 신관수(2011), 기아자동차의 지속가능경영 사례, 한국환경경영학회
◇ 이홍(2007), 현대자동차 성장과정의 추적과 의미해석, 한국인사관리학회
◇ 임외석(2008), 혼다 창업자의 기업가정신과 기술전략의 특성, 한국경영사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