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하부구조 등을 구축하여 기업의 연구개발활동을 더욱 강화시켜
야 할 것이다.
3) 과학기술정책의 새로운 당위성
이상에서 서술한 시장실패에 입각한 과학기술정책의 당위성은 주로
전통적인 경제이론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급변하
는 경제현실 및 경제상황에 기인한 새로운 당위성이 대두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과학기술 및 국가경제를 둘러싼 주변상황은 대단히
급격하게 변화되어 오고 있다. 소위 공유기술(generic technologies)의
급격한 발달과 이들의 경제사회에의 광범위하고 깊은 확산 및 영향
은 기술이 한 국가의 흥망성쇠에 있어서 반드시 경제적인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 정치적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
하게 되었음을 나타내 준다. 한편 이와 같은 새로운 과학기술의 경제
사회에 대한 도전은 과학기술을 둘러찬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져 가
고 있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 들어서 정보기술의 제조업 내지 생산분야로의 확
산이 강조되고 있다. 그 이유는 한 국가의 경쟁력은 그 나라의 제조
업에 달려 있고, 제조업의 경쟁력은 그들이 활용하는 생산기술, 특히
신생산기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많은 국가들이 이 분야에서의 격
심한 국제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국가자원 및 정책수단의
집중화를 통해 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기
술분야에는 국제적인 상호의존성이 존재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가
간에 소위 전략적인 제휴를 통한 경쟁과 협력의 상황이 공존하고 있
다. 이 같은 과학기술분야의 새로운 구조변화 속에서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은 얼마만큼 효율적이고 적절한 과학기술정책을 시행하는가에
달려 있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의 정점으로는 1980년대 들어서 많은 중요 생산기술분
야에서 일본이 미국을 추월한 것이다. Thurow(1987)는 지난 10여 년
간의 일본 제조업의 성공원인을 체계적인 과학기술정책 내지 경제정
책으로 돌린다. 아울러 그는 효율적인 과학기술정책은 전체경제뿐만
아니라 개별경제도 지향하여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과학기술을
국제적인 관점에서 고찰해 보면 많은 국가들이 외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Fransman(1986)은 많은 국가들이 특히 수입되어지는
기술의 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일본을 예시하면서 통산성의 주도로 이루어졌던 이 분야의 정책이
전후 일본의 산업화 과정에 결정적으로 공헌하였다고 주장한다. 이는
일본정부가 기업이 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하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
사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같은 기술 경제환경의 변화와 다른 국가들 특히 일본과 독일의
성공을 고려하여 미국의 비즈니스위크(Business Week)지는 지금까지
산업의 과학기술활동에 매우 소극적인 개입만을 해온 미국에도 적극
적인 산업정책 내지 기술정책을 수립 집행하여야 할 것임을 다음과
같이 역설하고 있다.
"경쟁우위는 더 이상 가장 큰 국가나 풍요로운 자원 흑은 풍부한
자본의 혜택을 받은 국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제화된 경제상황
에서는 지식이 왕이다.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이를 새로운 기술
및 제품으로 변환시키는데 우위를 갖는 국가들만이 다가오는 세기
에 번영할 것이다."
이 같은 요구는 그동안 미국의 경제정책 및 과학기술정책이 규제일
변도를 지향하여 많은 부작용을 드러내 온 것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의 규제지향적인 정책은 산업계의 연구개
발활동을 위축시켰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산업 전반의 발전을 저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Herbig & Miller(1992)는 미국 제약산업
경쟁력 하락 원인의 상당한 정도는 미국정부가 제약업체들의 신의약
개발 및 제품화에 대해 강력하게 규제한데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논의는 비즈니스위크지의 주장처럼 미국에서도 새로운 과학
기술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급격한 기술 경제환경의 변화는 효과적인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강력한 당위성을 제공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가는 이젠 다양
한 과학기술정책의 수립 집행을 통해 슘페터류의 기업가 역할(entre-
preneurial role)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점에서 과학기술정책의 새로운
당위성은 후생경제학적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론적인 당위성의
범주를 훨씬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많은 국가들이 과학기
술정책의 당위성에 동의하고 있다. Roobeek(1990)은 산업의 연구개발
및 혁신활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매우 보편화되고 있음을 강조하
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많은 산업국가들에 있어서 정부는 일종의 기업가의 역할을 담당하
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특히 국가경쟁력이 선두에 위치한 국가들
보다 훨씬 뒤떨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국가들에 있어서 더욱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이처럼 정부의 과학기술분야에의 개입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이 같은
개입의 목적, 크기, 방법, 효과성 등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이
들 사안들은 무엇보다도 국가가 처해 있는 특유한 상황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정책이 국가
의 경제적 성과의 향상만을 지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
정책은 환경문제와 사회문제의 해결에 공헌을 하여야 할 것이다. 여
기에 그동안 경제성만을 지향한 과학기술정책의 목표가 확장될 필요
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환경위기를 감안할 때 과학기술은 적
어도 환경친화성을 확보하여야 할 것이며, 이 같은 환경친화적 과학
기술정책을 가져야 한 국가가 근본적이고도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 참고문헌
- 유충식(2000). 기업의 생명력. 기술관리
- 이경태(1996). 산업정책의 이론과 현실. 서울 : 산업연구원
- 윤석철(1994). 과학과 기술의 경영학. 서울 : 경문사
- 정운찬(1984). 거시경제론. 서울 : 다산출판사
- 정선양, 박동현(1997). 지역혁신정책. 우리나라의 국가혁신체계
- 손욱(2000). 기업기술혁신역량의 강화. 과학기술정책
- 정선양(1999). 환경정책론. 서울 : 박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