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의 언어관에서 살펴보았듯이 언어를 바라보는 입장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하지만 언어관을 구분하여 나누게 될 경우 한 쪽으로 치우쳐 결국 잘못된 언어관을 가질 수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21세기 현대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들은 하루하루가 사뭇 다른 나날들의 연속에 살고 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서로 대면하지 않고도 언어를 사용해 자기의 의견을 개진하고 다른 이들과 쉽게 의사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공간에서 우리는 걸핏하면 이슈화 되는 악플러에 의한 공인의 자살과 명예 훼손에 관한 내용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올바른 언어관을 가지고 있다면, 언어 사용이 자신의 인품을 드러내고 기의 적인 나를 드러내는 기표임을 가만했다면, 과연 악플러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게 되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이것은 언어를 사용하기에 앞서 언어의 올바른 인식이 선행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 한다. 앞에서 언어를 통해 자신의 인격을 수양했던 동양의 언어관을 접하면서 오늘날 급변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가장 필요한 언어관이 올바른 언어사용을 강조한 윤리적 언어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여기저기 새로운 신조어가 생겨나고 무분별한 채팅 용어들이 남발하면서 나타나는 언어의 오용은, 언어가 가지고 있는 사회성에 커다란 장애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기능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풍토가 지배적이다.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고 그에 따른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다면, 근본적인 검토 없이 무비판적인 수용을 하려 든다. 그 대표적 예가 영어를 제2공용어로 하자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화 사회에서 영어의 위치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그 비중이 크기 때문에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게 될 경우 그 효과성은 누구나 공감하고 동의 한다. 하지만,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게 될 경우 우리가 사용해왔던 우리말과 글의 위상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언어가 단순히 의사소통의 기능을 넘어서 자신의 존재를 대변하고 나아가서는 민족의 정체성을 구분 짓고 표현하는 위치로서 바라본다면, 철저한 분석과 검증을 통해서만이 이러한 주장이 가능할 것이다. 기능과 효율성의 초점이 아닌 언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바른 언어관이 강조되는 우리 사회가 되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