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인간은 옳음을 행하기를 원해야 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되는 길에 대하여 완전히 고착되어 버리지 않는 것을 뜻한다. 오히려 무엇이 옳고 가치로운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이 얼마나 복잡한 일인가를 아는 일을 포함한다. 동시에 개인의 판단이란, 아무리 박식하고 경험이 많다고 해도 제한된 경험과 지식 및 존재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부분적이며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제한 속에 사는 인간은 계속적으로 타인과의 대화를 통하여 그들의 視角과 見解에 접함으로써 자기의 오해나 부족을 시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모든 가치의 판단이나 결정이 언제나 새로운 지식과 이해에 비추어 수정될 수 있도록 계속적인 비판과 판단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知覺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가치 교육의 목적이란 일정한 도덕적 지식이나 규범을 내면화하는 이상의 것이며, 道德的 思考?價値思考를 포함한다고 보겠다.
이러한 목적률적 입장에 기초한 가치 교육의 이론으로 價値過程論이 있다. 가치 교육에서의 학교의 역할은 어떤 가치를 신봉하도록 훈련하는 일이 아니라, 가치에 관한 분석?종합?추리?탐구?의사 결정 등을 포함하는 가치 과정을 교육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가치의 영역을 至上價値뿐만 아니라 조건적 가치로서도 생각하며, 절대 가치보다는 계속 탐구해 갈 대상으로서의 일반적 가치를 가정하고, 사회 현실을 단일 가치 체제보다는 다가치 체제로 인식할 때, 필연적으로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 체제에 철두철미한 신봉자보다는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적정한 가치 과정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인간과 체제가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치관 교육은 정의적 특성과 인지적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정의적 특성의 내면화 과정은 블룸(Bloom)의 교육 목표 분류에서 ① 감수 → ② 반응 → ③ 가치화 → ④ 조직화 → ⑤ 성격화에 이른다고 말하고 있다. 가치관 교육이 어떤 가치를 언어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행동화하고, 그의 성격의 근본적 특징의 하나가 되는 정도에까지 내면화되는 것을 바란다면, 블룸의 위 5단계 내면화 과정은 가치관 교육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런데, 가치에 대한 분석?종합?추리?탐구?의사 결정 등을 중시하는 가치 과정으로서의 가치관 교육은 정의적 특성만으로 육박할 수는 없다. 거기에는 다분히 인지적 과정이 포함되어 있으며, 또 포함되어야 마땅하다고 본다.
가치관 교육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교육 원리는 미학적 접근 방법이다. 미학적 형태의 인식은 인지적 인식, 정의적 인식과 더불어 인간이 사물을 의식할 때 일어나는 세 가지 측면의 의식 현상 중의 하나이다. 미학적 인식이란 사물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個體性과 實體性을 포함한 質的인 지각을 뜻한다. 이와 같이 우리의 인식의 차원은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지만, 사실에 있어서는 세 가지가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고, 세 가지 중 각 인식의 비중이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보통의 경우는 세 가지 중 더 집중적인 형태의 인식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 일상적인 경험은 인지적 인식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개념화된 인지적 인식만으로는 사물의 구체적 실체나 본질을 놓치게 되므로, 자아 속에 살아 있는 사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정의적, 미학적 인식이 필수 불가결한 요인이 된다. 가치에 대한 합리적 사고를 개발함으로써 가치관 자체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치관의 교육 방법으로 학교 교육에서 윤리나 도덕 교과를 설정하여 지도하고 있으나, 도덕적 원리에 대한 인식과 도덕적 행동의 실천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거리를 최소한으로 축소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사물(특히 도덕적 원리)에 대한 긍정적 감정과 미학적 인식으로서의 이미지를 함께 갖추어야 한다.
삶은 무수한 선택〔결정〕의 연속이며, 그러한 선택의 기준은 가치관이 된다. 따라서 가치관 교육은 바람직한 가치를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따르는 책임을 스스로 질 수 있게 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어떤 신봉되는 가치를 세뇌적?기계적으로 반복 학습하는 것은 자칫하면 구호에 그치고 말 위험성이 있으며, 다른 가치와의 갈등 속에서 쉽게 허물어져 버릴 가능성이 있다.
이상의 가치관 교육의 방향에 대한 논의를 요약하면, 학교 교육은 부단한 가치 탐구를 목적으로 하는 목적률적 입장에서 가치에 대한 분석?종합?추리?탐구?의사 결정을 포함하는 가치 과정으로서의 가치관 교육이 적절하다. 복잡한 多價値를 지향하는 민주주의에서는 더욱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가치관 교육을 직접 대상으로 삼지 않는 국어과의 경우 가치 덕목을 교육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더욱 이상적이다.
Ⅸ. 결론
철학의 역사는 가치관이 그 지역의 전통과 생활양식을 반영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보편성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이 보편성의 개념 자체가 자신의 생활 공간을 떠날 수 없었던 까닭일 것이다.
오늘날 세계화, 지구촌화하는 흐름속에서 서로 다른 보편성의 경쟁이 이루어 질 것이다. 이 보편성의 경쟁은 여러 형태로 전개될 것이다. 공존 또는 흡수의 형태를 띨 수도 있고, 어지로운 난투장의 모습으로 전개될 수도 있으며, 융합과 조화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 융합과 조화가 제일 바람직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민족이 문화민족으로 대우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문화 창조력뿐만 아니라, 외부 문화에 대한 융합과 조화의 능력에서 나온 것이라 하겠다. 어느 문화의 경우에도 본래의 씨앗으로서의 고유 문화에 외래 문화를 수용, 섭취하여 자기의 문화로서 정착시킴으로서 문화가 성층처럼 축적되고 발전한다. 본래의 씨앗으로서의 고유 문화를 기층 문화라 하고 외부로부터 수용, 섭취하여 자기 문화로서 정착시킨 외래 문화를 표층 문화라고 표현한다. 어느 민족의 경우를 보더라도 기층 문화만을 바탕으로 하여 표층 문화를 형성해 온 민족 문화란 거의 생각할 수 없다. 오히려 기층 문화의 바탕위에서 외래 문화를 융합 조화 시켜 민족 문화로서 뿌리를 내려 더욱 다채롭고 풍요한 민족 문화의 발전을 이룩해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