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시행의 가장 큰 성과는 첫째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당국의 노선운영관리를 통해 지금까지 업체 기득권 중심으로 운영되던 버스노선 운영을 시민 편의 중심의 정책 시행이 보다 용이한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이며, 둘째로 노선 개편과 운영의 효율화를 통해 운영적자 부담의 완화, 공해 저감 등 도시교통체계의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이번 준공영제 시행 이후 굴곡노선, 중복 운행노선 정비 등 노선체계의 효율화를 통해 1일 버스 대당 운행 km가 약 20% 감축 된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 운행 감축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이 정도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운행비용 절감, 에너지, 환경문제 등 커다란 사회적 편익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 적자 운영 보상에 따른 시당국의 추가 재정 부담, 공동 수입금 관리와 배분방식에 의한 업체의 자율적 경영 개선 동기의 저하, 노선 입찰제 시행을 위한 여건 조성, 생활권이 동일한 인접 자치단체와의 공조 문제는 앞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5. 발전 방향
서울시의 사례를 토대로 향후 대구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검토함에 있어 몇 가지 시사점과 정책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민간 운영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에서 보완적 추진
그 이유는 공영제에 의한 공공성의 보장 이면에는 막대한 재정 부담과 관료적 운영의 비효율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업체의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 개선 유도, 버스 인프라 정비 등 민간업체의 버스 운행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2) 대구의 특성에 부합하는 구체적 시행방안 강구
최근 서울시의 준공영제 도입을 계기로 ‘준공영제 = 서울시 모델 (간선 지선체계 정비, 수입금 공동관리와 노선 입찰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구의 특성상 간선-지선체계 구분이 적절치 않거나 무의미한 경우도 있으며, 수입금 공동관리를 위해서는 적자 보전을 위한 추가 재정 부담과 체계적 노선정보관리 및 운영을 위한 자치단체의 행정 역량 등이 감안되어야 한다. 노선 입찰제도 경쟁적 참여가 가능한 업체 환경, 공영차고지 확보 등 인프라 정비가 충분히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즉 재정 여건, 행정 역량 등을 감안하여 일부 적자노선부터 단계적 시행을 통해 적합성 여부를 검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 경우 전면적인 수입금 공동관리제에 앞서 노선관리부터 한시적으로 제한하거나, 적자노선의 위탁관리 등 단계적인 시행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 인프라와 추진체제 정비 및 공조
준공영제의 시행효과가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버스운영체제 개편과 함께 버스운행의 정시성과 이용 편의성을 위한 인프라 정비가 구축되어야 한다. 연계 교통카드시스템, 환승 할인, 버스안내정보시스템(BIS) 등 서울시의 사례는 좋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준공영제는 시의 재정 부담과 버스업체의 이해관계, 노선 개편에 따른 시민 불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아 ‘개혁’에 준하는 준비와 추진체제의 정비가 필요하다. 자치단체장의 의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들의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과 제도적 장치, 재원조달방안, 행정관리 능력 등이 전반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
그리고 서울시 사례가 시사하듯이 생활권이 동일한 인접 자치단체와의 버스 운영에 대한 공조가 필요하다. 시경계 구간 운행노선의 경우 요금체계, 환승 및 할인, 노선 조정 및 운행수준 등이 공조 하에 추진되어야 이용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Ⅲ. 결 론
이상에서 시내버스의 준공영제에 대한 전반적 이론과 서울시의 사례 분석을 통해 2005년 10월 시행을 앞둔 대구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러한 발전 방향이 실효성 있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가 있다.
첫째, 준공영제의 시행으로 시내버스 사업체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시가 더 큰 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업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극복하기 위해 명확한 원가의 산정과 수입 및 지출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시내버스 회사들의 회계와 경영의 투명화는 이들 업체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공적자금의 낭비를 줄이며, 합리적인 버스 요금의 산정을 위한 선결과제인 것이다. 따라서 시내버스 사업에 준공영제가 도입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세금으로 준공영제가 운영되는 만큼 시민단체와 외부 회계사에 의한 공정하고 전면적인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원가와 수익금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자가용 중심의 교통정책을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시내버스의 교통수송 분담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 자가용 운행 중심으로 도로를 건설, 정비하는데 많은 자금을 투입해 왔으나 시내 도로의 여건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대구시의 인식전환으로 투자운선순위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대구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년에 걸쳐 준공영제를 시행한 서울시를 비롯한 타도시와 달리 단기간에 제도의 성공적인 시행을 이루어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준공영제를 시행하기 위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한 자세한 방향조차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빠른 시일 내에 대구시는 준공영제 시행의 정확한 방향을 정하고 그 시행시기가 늦춰지더라도 제도의 시행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의 준비를 거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적인 준공영제를 이루어낸 서울시의 경우에도 하루 평균 적자액이 10억 9172만 8000원으로 추산되고, 이를 365일로 계산하면 연간 3984억 8072만원이라는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채율이 가장 높은 대구시의 경우 준공영제의 시행을 앞두고 신중한 결정이 아닌, 기간 맞추기에 급급한 성급한 제도 시행으로 엄청난 재정적 부담이 발생했을 시 이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준공영제를 시행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그 시행에 있어,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많은 관계인들을 조정할 수 있는 행정적 능력의 중요성 또한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