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싶은 반증으로 두 사람의 일상적(양성가정을 일상이라 보았다면)가정사가 영화내내 배경으로 깔리고 있다.
특히 가난뱅이 로데오선수 출신으로 장인의 멸시를 받고 있는 주인공이 자신의 집에서조차 자신을 가장으로 인정하지 않는 장인을 몰아세워 가장의 지위와 권위를 세우는 장면은 남자다움의 표상처럼 보이는데 손색이 없다. -이런 장면들이 이 영화를 동성애자 영화로 인식하는 것을 한사코 방해한다.
영화는 사랑하는 연인이 사회적 편견과 맞서며 용기가 부족해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것만을 제외한다면 어디서고 동성애를 다룬 영화라고 보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잘 만든 한편의 영화이다. 그런데도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하여 즐기지 못하고 분석하고 생각하며 바라보았다는 것은 그만큼 내 속에 들어앉은 편견이 크다는 생각이다.
주인공이 이별이 너무 아파 눈물 흘릴 때 같이 눈물 흘리지 못하고 오랜만에 만나 서로 부둥켜안고 입 맞추며 기뻐할 때 같이 즐거워하지 못하는 마음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마음만큼 사회적 차별이 깊이 내속에 들어앉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영화는 애인이 불의의 사고(이 사고도 주인공의 아버지가 실행하고 보여주었던 바로 그 사건의 재현이었을 것이다.)로 죽고 죽은 그를 회상하고 그리워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일상을 보여주며 끝을 낸다. 짝을 잃은 누군가의 삶이 그러하듯이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나가는 그 시간에도 의미심장한 두개의 노래가 연이어 흐르고 있다.
이미 성미급한 사람들은 극장밖으로 나가 있을 그 시간에도 스크린에서 나오는 두개의 노래가 아마도 이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모든 것을 요약해서 말하고 있다.
5. 동성애에 대한 나의 입장
동성애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결심한 이유는 요즘 금기시 되던 요소가 조금씩 밖으로 드러나고 있고 이성간의 사랑이 결혼이라는 체제로 이어져 사랑을 지켜나가는 만큼 동성간의 사랑도 가족이라는 형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 되서 이 주제를 선택했다. 요즘은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따뜻해졌다. 옛날에는 동성애를 정신병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하는데 이제는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아직도 비판적 시각이 더 많은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사회적 통념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일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동성애에 대해 보수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동성 간의 결혼을 허용하는 등 동성애를 인정해줬다. 이렇게 동성애에 대해 허용하는 나라들이 생기고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가족 형태가 나타나는 걸 인정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가족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형태의 가족에서 ‘남편 - 남편’, ‘아내 - 아내’만 존재하거나 ‘아빠 - 아빠 - 자녀’, ‘엄마 - 엄마 -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의 형태도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족 형태가 많이 있지만 가장 충격적인 가족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솔직히 나는 동성애에 대해 그리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이 동성애자라고 한다면 그 뜻을 존중해 줄 수는 있지만 동성애에 대해 약간 이해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그저 같은 성일뿐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트랜스젠더들의 영혼은 여자인데 몸이 남자여서 수술을 했다고 하는 설명만큼이나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다양한 삶이 존재하고 그 모든 것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하는 현대에 살고 있는 만큼 동성애나 동성으로 이루어진 가족의 모습도 이해하려고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