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이 나 자신에게 많은 의문과 질문과 탐색을 반추하게 만들었다. 불행한 그러나 값진 체험이었다.’
젊은 시대에 겪은 여러 사건들은 작가에게 현실을 조금이라도 밝히고 싶은 생각에 한국의 근대사를 정리하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였다.
2)태백산맥이 이 시대에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소설 [태백산맥]이 내걸고 있는 가장 큰 화두는 무엇 때문에 우리 민족이 해방과 동시에 분단체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며, 왜 좌우 세력으로 분열되어 이념적 대결을 거듭했어야 하는 것이다.
1983년은 포악한 군사독재정권의 압제와 폭압이 민중들의 호흡마저 나날이 조여들고 있는 시점이었다. 조정래는 바로 이런 시점에서부터 태백산맥을 한 문예지에 연재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소설 대미에서, 염상진의 무덤가를 찾은 하대치와 그 일행을 통해 작가는 아직도 싸움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며, 봉화와 별에 대한 시적 환상을 통해 민중의 염원을 공고히 하고 있다. 모든 투쟁은 좌절되고 그 투쟁을 이끌어오던 지도자도 죽고 모든 것이 잠잠해지는 것 같지만, 작가 조정래는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다시 일어날 변혁의 주체 세력과 끊기지 않을 역사의 투쟁을 희망적으로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