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된 근로자와 새로운 중개자로 등장하게 될 사이비매개체의 종사자 수 증가가 이러한 전통적인 분야에서의 고용감소를 상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직접적인 대체효과만을 따진다면 디지털화의 진전은 고용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중개업무는 사이버 중개업무에 비해 훨씬 노동집약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화와 관련된 새로운 사업부문이 등장하고 디지털화에 따른 경제성장 확대로 구매력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에 미치는 순효과는 플러스가 될 수도 있다.
경제의 디지털화는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이익과 편리성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무한경쟁에 따른 기업의 공멸, 정보의 무분별한 범람, 개인정보 누출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 사이버범죄의 기승 등 디지털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급격한 기술혁신으로 경쟁이 변화무쌍하게 전개되는 디지털경제 시대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디지털화가 가져올 미래를 단순히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개인의 효용과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디지털경제를 맞이하는 경제주체들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일 것이다.
5. 한국경제의 진로
1) 지식국가의 구축
21세기 국가경영의 화두는 지식이다. 우리나라도 98년 이후 지식에 대한 논의 및 연구가 급증하고 있고 정부 역시 국정운영의 키워드로 지식을 채택하였다.
지식국가란 국가의 구성주체들이 지식을 보유·활용하고, 학습, 공유,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서 지식을 배양하는 국가를 말한다. 즉, 주체들의 지식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지식이 국가 내에서 그리고 타 국가와의 상호작용 하에 창조, 활용, 학습, 축적, 공유되고 이러한 지식을 기반으로 한 경제시스템과 문제해결능력을 보유한 국가를 말한다.
2) 신산업개편
21세기는 정보-생명-환경의 3대축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3대축 간에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다. 정보축에서는 정보통신, 멀티미디어, 정보저장 관련 산업이 생성되어 성장하고 있으며 생명축에서는 인간유전자(게놈) 연구, 유전자 치료 등 인간생명 자체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며 환경축에서는 풍요로운 삶을 지속하기 위해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자원 및 에너지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재건축, 재개발, 환경리사이클 등의 연구가 진행중이다.
6. 디지털경제의 주요과제
디지털 혁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경제·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첫째,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통한 거래비용 절감은 다른 한편으로는 넷맹·컴맹 등 정보소외 계층의 발생과 이로 인한 빈부격차의 심화 등의 역기능을 가져오고 있다.
둘째,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측면은 지역간 또는 개인간 정보 격차 문제이다.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계층이 제한된다면 경제의 디지털화가 느리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계층간의 정보격차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셋째, 폭발적인 문화적 수요에 대한 디지털 콘텐츠의 급증은 음란물의 범람, 익명성을 이용한 사이버 테러와 같은 윤리와 도덕성의 문제로 사회의 안전성을 해치고 디지털화의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반사회적 정보의 유통이나 프라이버시 침해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넷째, 네트워크를 이용한 신형 범죄뿐만 아니라 해킹 등을 이용한 불법적 정보이용, 컴퓨터 바이러스의 확산, 정보네트워크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행위 등도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 인터넷과 관련된 벤처기업 열풍과 주식가격의 급등은 거액의 스톱옵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고소득층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회적 열풍이 자칫 건전한 노동에 대한 의식을 퇴색시키고 빈부격차를 확대시킴으로써 사회의 안정성을 해칠 가능성도 있으며,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하면서 자원고갈, 환경오염, 생명복제 등 인간소외와 가치관의 혼돈에 대한 우려도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직 디지털 경제로의 진전은 진행중에 있고 이에 우리가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 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디지털 격차나 반사회적 문제 등 근본적인 대비책 마련을 통해 디지털 경제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측면을 적극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Ⅲ. 결 론
디지털 경제와 우리의 대응방안
첫째, 정부는 하부구조(infrastructure)의 구축에 전력해야 한다. 지적재산권 보호, 정보공개 및 보안 강화, 전자상거래 확산에 따른 문제 해결 등 디지털 경제에 적합하게 법과 제도의 틀을 새로 짜야 할 것이다.
또한 인적자본의 확충에도 정부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과감한 교육혁신을 통해 디지털 경제에 필요한 창의력 있는 인재를 양선해야 할 것이다.
IMF 사태와 같이 경제가 흔들리면 디지털 혁명을 꾀할 수 없다. 따라서 디지털 혁명을 지속시킬 수 있는 경제적 측면의 안정화 노력이 필요하다.
서민층에 대한 디지털화도 먼저 생활안정이 되고 난 이후의 가능한 이야기이므로 서민층의 생활안정을 위한 대책이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 및 학자금 지원, 특히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민관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통해 정보통신산업거점, 정보제공거점, 디지털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거점, 지역 디지털 커뮤니티 거점 등 디지털 특구의 지정과 운영도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기업은 안정된 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 수익모형의 개발에 힘써야 하고 지식경영으로의 전환 해야한다.
또한 노(勞)와 사(使)가 대립하는 이원론적 사고에서 탈피하여 노사가 지식공동체라는 상생(相生)의 개념에 바탕을 둔 경영 즉, 소위 지식경영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벤처기업 중심인 on-line기업과 제조업 중심인 off-line기업간에 전략적 제휴(strategic alliance)도 매우 중요하다.
셋째, 개인들은 스스로의 혁신을 통해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신지식인으로 변신해야 한다.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는 그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