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르자.’와 같은 충격적인 산아제한 정책 관련 표어에 대해 재생산 정치적 관점에서 비난을 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인권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고, 정부 역시 이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과 현실은 아이러니하게도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다산 행위를 ‘애국’으로 묘사하게 된다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곧 애국하지 않는 행위로 곡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과 가족계획 자체가 개인의 선택이므로 어떠한 선택에 대해서도 존중해야 하므로 애초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현대사회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에게 느껴지는 시선은 매우 차갑다. 이는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온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 정책의 융합으로 인한 재생산권의 근본적인 침해 행위이므로 지양되어야 한다. 특히 불임·난임 부부가 늘어나고 그 원인이 남성에게 있는 경우도 매우 많은 상황에서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거나 해당 부부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가족을 형성하고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사항이므로 어느누구도 강요할 수는 없다. 산아 제한 정책의 후폭풍이 몰아친 지금, 정부는 과거의 본인들을 탓해야 할 뿐 출산 장려라는 이름의 탈 아래에서 재생산 정치를 통해 여성의 재생산권을 억압하고 침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3. 결론
현대사회에서 국가 경쟁력의 유지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출산율은 필수적인 사항이 되었다. 출산율이 높은 국가가 더 이상 과거처럼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출산율의 감소를 겪은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으로, 현재는 OECD 국가 중 최저 출산율을 몇 년 째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생기는 상황이다. 물론 이처럼 출산율이 중요한 문제라고는 하지만, 임신과 출산 및 육아의 과정은 무엇보다도 숭고하고 힘든 일의 연속이며 특히 여성에게 많은 희생을 강요하는 순간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도 여성에게 ‘재생산’과정을 강요할 수도, 이에 대한 부담을 지울 수도 없다. 그렇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출산 장려 정책과 이에 따른 영향으로 어느 순간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은 나라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리는 불합리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는 인권에 대한 유린이며 재생산 정치의 악영향이라 할 수 있다. 출산 장려 정책을 담당하는 국가 기관에서는 각 정책과 관련 사업이 재생산 정치적 관점에서 비판의 요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를 항상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그 정책이 아무리 뛰어난 효과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기본권을 무시하는 경우에는 시행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4. 참고문헌
1) ‘합계출산율’, <2020 인구동향조사>, 2021, 통계청.
2)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Ⅰ: 지역」, 감사원, 2021.
3) ‘합계출산율’, e-나라지표 홈페이지
(https://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428)
4) 「성, 사랑, 사회」, 백영경 외 11인 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문화원, 2021.
5) 「새인구론-인구의 공간적, 사회적 접근」, 조혜종 저, 푸른길, 2006.
6) ‘저출산/초저출산’,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저, 박문각.
7) ‘가족계획사업’, 「국가기록원-인구정책」, 국가기록원.
8) ‘인구억제정책’, 「국가기록원-인구정책」, 국가기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