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발원에서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교육 전반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의 2017년 결과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과거에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가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는 ’자녀가 학교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대부분의 국민이 사교육을 부모의 불안이나 부모의 요구로 인식하여, 이에 대한 보완적이고 대응적인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2017년 조사에 이르러서는 학부모들조차 자신의 불안으로 인해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신나리, \"영유아기 영어교육에 대한 총괄적 조망\", 한국보육학회 학술대회자료집, 2018, pp.96-97
특히 새롭게 추가된 항목인 ‘남들보다 앞서 나가게 하기 위해서’로 응답한 비율이 근소한 차이로 그 다음 순위를 차지하여, 이 두 항목에 응답한 학부모의 비율이 거의 반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들 두 항목은 사교육이 결국 구체적인 교육목표보다는 ‘무한경쟁 사회 안에서 좋은 지위를 선점하고자 하는 요구’나 ‘열등한 지위로 낙오될 것 같은 불안감’을 가진 학부모들에 의해 행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위의 ‘영유아기 영어교육의 현황 및 실태’란에서 보았듯이, 영어조기교육의 찬반 논란은 계속 되고 있으나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미 유아들이 탄 배는 출발했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아들이 탄 배는 무한경쟁사회라는 종착지로 그들을 안내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학부모들이 유아들에게 조기 영어교육을 시키는 동력은 남들보다 잘되고자 하는 탐욕과 생존경쟁에서 도태될지 모르는 두려움으로 변하고 있다. 이렇게 영어교육의 장이 생존경쟁이 팽배한 하나의 정글(jungle)이 되기 전에, 영유아에게는 관심과 사랑, 그리고 소통이 중요하다고 외치는 이병민 교수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4. 출처 및 참고문헌
신나리, \"영유아기 영어교육에 대한 총괄적 조망\", 한국보육학회 학술대회자료집/2018(-), 2018., 91-99, 한국보육학회 http://www.riss.kr/link?id=A105487122
오수아,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 및 요구분석 연구\", 2016.,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http://www.riss.kr/link?id=T14021846
조명진, \"조기영어교육의 효과성 논쟁과 교육실태의 문제점 분석\", 2019., 광주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http://www.riss.kr/link?id=T15020020
국민일보 기사,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 허용… 이르면 내달부터 가능”, 2019.3.14. 입력,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67194&code=11131300&cp=nv
베이비뉴스, “이병민 교수 ‘영유아 시기, 영어 조기교육 의미 없다’”, 2018.5.9. 입력,
http://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4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