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들어가며
우리는 생활을 하다보면 가끔 친구 간에, 교수와 학생 간에, 그리고 회사 동료들 간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음을 느낀다. “그래서 네가 하려던 말이 뭔데” 라는 식의 반응이 그것이다. 지정된 분량까지 넘기고 빽빽이 쓴 레포트를 뿌듯한 마음으로 제출한 뒤에 돌아온 것은 형편없는 학점인 것을 보고, 교수님께 왜 이런 점수를 주었냐고 반문하면, 교수님의 대답은 “그 속에 네가 하려던 말은 없고, 여기저기서 긁어모은 ‘남’의 의견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장학금이나 단체 활동 신청 시 자기소개서를 써보고, 교수님께 제출한 수많은 보고서에 대한 그 분들의 반응을 경험한 결과, 내가 제출한 문서에 대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이유는 비슷했다. ‘내 진짜 의견이 들어가 있지 않다’거나, ‘나만의 특별히 돋보이는 점이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매우 특출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돋보이게, 나만의 언어로 상대방에게 전달 할 수 없다면 그 능력은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PR시대’라고 까지 하는 요즘에는 이러한 자기PR이 자신이 얼마나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 이상으로 중요하다. 가진 능력이 별로 없어도 이런 저러한 방법으로 자신을 포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계속 자신을 계발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포장은 나중에 부풀려진 것이었음이 드러나게 될 것이지만 말이다.
‘기획안 제출하세요.’ 라는 제목부터 특이하게 다가왔던 이 책은, 거의 실제의 상황을 바탕으로 한 듯 했다. 이 실장, 임 차장, 최 과장 등의 인물들은 마치 실제 컨설팅 회사의 하루하루를 보여주는 것 같이 실감났고 덕분에 아직 대학 초입인 나에게 생소한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쉽게 설명해 주었다. 이 책은 제목대로 ‘기획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획안을 쓰기 전에 필요한 사항, 고객들에 대해 지녀야 하는 자세, 기획안을 발표하고 프레젠테이션 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까지도 모두 담고 있다. 이렇게 기획안을 작성하고 제출하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치기까지 그 바탕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한 팀에서의 일의 분담과 팀워크이다. 저자는 일을 분담한 한 사람이라도 그 역할을 소홀히 하면 프로젝트 전체가 무너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기획안 제출뿐 아니라 어떤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개인의 역할은 누구라고 할 거 없이 막중함을 느꼈고, 특히 컨설팅과 같은 직업에서는 효율적인 일의 분담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개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기반으로 이를 다른 사람들의 능력과 연결하고 융합하여 알파의 능력, 즉 시너지를 내는 것이 회사에서의, 컨설팅이라는 직업에서의, 나아가 공동체의 일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가 아닐까 싶다.